동료를 치료해 다시 전장에 내보낼 것인가, 아니면 그의 생명력을 뽑아내 모래바다를 달리는 함선의 연료로 사용할 것인가. 생존을 위해 때로는 동료까지 희생해야 하는 독특한 설정의 전술 역할수행게임(RPG)이 등장한다.
테라하드 스튜디오(Terahard Studios)가 개발하고 인디닷아이오(indie.io)가 퍼블리싱하는 로그라이트 전술 역할수행게임(RPG) ‘듄바운드 택틱스(Dunebound Tactics)’가 오는 9월 14일 스팀(Steam)을 통해 정식 출시된다. 개발진은 독일 쾰른에서 열리고 있는 게임스컴(gamescom) 현장에서 출시 일정을 공개했으며, 현재 스팀에서 무료 체험판도 제공하고 있다.
‘듄바운드 택틱스’는 끝없이 펼쳐진 모래바다를 횡단하는 캐러밴과 생존자들의 여정을 그린 턴제 전술 역할수행게임이다. 특히 일반적인 전술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동료의 생명 자체가 자원’이라는 설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게임 속 세계를 움직이는 핵심 자원은 ‘엘리오스(Elios)’다. 생명과 죽음의 법칙마저 뒤바꾸는 이 물질은 죽은 자가 있던 자리에 결정 형태로 남으며, 캐러밴을 모래바다 너머로 이동시키는 엔진의 동력원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엘리오스가 플레이어와 함께 여행하는 모든 동료의 몸속에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전투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은 동료가 발생하면 플레이어는 선택해야 한다. 의무실에서 귀중한 자원을 소비해 그를 치료할 수도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동료에게서 엘리오스를 추출해 캐러밴의 연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엘리오스를 빼앗긴 생존자는 껍데기만 남게 되지만, 대신 캐러밴의 엔진은 다시 움직인다.
결국 ‘한 사람을 살릴 것인가, 남은 사람들의 여정을 계속할 것인가’라는 잔혹한 선택이 게임 전반을 관통하는 셈이다.
전투 역시 기존 엄폐 중심의 전술 게임과는 다른 방향을 추구한다. ‘듄바운드 택틱스’에서는 주어진 전장을 단순히 활용하는 것을 넘어 플레이어가 직접 지형을 파괴하고 재구성할 수 있다.
적이 몸을 숨긴 엄폐물을 날려버리거나 위치를 강제로 이동시키고, 얼음 기둥을 소환해 적의 이동 경로를 막을 수 있다. 폭발성 구조물을 만들어 함정을 설치하거나 지뢰를 매설한 뒤 적을 밀쳐 몇 턴 전에 만들어둔 구덩이에 빠뜨리는 식의 연계 플레이도 가능하다.
캐러밴 역시 단순한 이동 수단에 머물지 않는다. 전장 밖에서 캐러밴 스킬을 활용해 아군을 강화하거나 이동 경로를 확보하는 등 전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개발진은 단순히 엄폐한 뒤 공격을 반복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음 순간 지형이 어떻게 작동하도록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전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플레이어의 최종 목적지는 모래바다 너머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전해지는 전설의 피난처 ‘헤이븐(Haven)’이다. 절박한 생존자들에게 마지막 희망으로 여겨지는 장소지만, 지금까지 헤이븐을 찾아 떠난 사람 가운데 돌아온 이는 아무도 없다.
한 번의 실패가 모든 것의 끝을 의미하지 않는 로그라이트 구조도 적용됐다. 이전 원정에서 파괴된 캐러밴의 잔해를 다음 플레이에서 발견하면 새로운 모듈이나 생존자를 확보할 수 있으며, 동적으로 생성되는 세계 시스템에 따라 이동 경로와 상황도 매번 달라진다.
캐릭터 구성의 폭도 상당하다. 게임에는 15개의 클래스와 16개의 특성, 50종 이상의 모듈이 등장하며, 이를 조합해 자신만의 생존자 부대를 구성할 수 있다. 여기에 총 38종의 적이 등장하고, 황폐해진 세계의 잔존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제국군과 아르카니스트(Arcanists)가 대립하면서 플레이어의 여정을 가로막는다.
정식 출시에 앞서 체험 기회도 확대된다. ‘듄바운드 택틱스’는 오는 8월 30일까지 게임스컴 인디닷아이오 부스에서 직접 플레이할 수 있으며, 이후 9월 4일부터 7일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되는 팍스 웨스트(PAX West)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게임스컴 현장을 찾지 못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스팀 무료 체험판도 현재 공개돼 있다. 이번 체험판은 앞서 진행된 스팀 넥스트 페스트(Steam Next Fest)에서 수집한 이용자 의견을 토대로 대대적으로 개선됐다. 전투 구성을 재작업하고 적 인공지능(AI)을 강화했으며, 전반적인 게임 밸런스 역시 다시 조정했다.
동료 한 명의 목숨이 곧 캐러밴을 움직일 연료가 되는 극한의 세계에서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희생할 것인지, 그리고 그 선택의 대가를 감당하며 전설의 피난처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가 ‘듄바운드 택틱스’의 가장 강렬한 특징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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