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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헝그리앱 등록일(수정) : 2026-08-29 08:53:46
  • [모바일] “혼자라서 만들 수 있었다”…10만 대군 움직이는 1인 개발자의 대전략 게임 ‘마그나 컨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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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유닛 전투를 혼자 만들었다고?”

중세 판타지 세계에서 최대 10만 유닛이 한 전장에 집결하고,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에도 대륙 곳곳의 국가와 외교, 경제가 계속 움직인다. 얼핏 보면 대규모 개발팀이 오랜 기간 제작해야 할 것 같은 게임이지만, 이 모든 것을 한 명의 개발자가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의 1인 개발 스튜디오 CH4WORKS가 개발 중인 PC 대전략 게임 ‘마그나 컨퀘스트(Magna Conquest)’가 첫 공식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게임은 단순히 ‘혼자 만든 게임’이라는 수식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야심찬 규모를 자랑한다.






개발의 시작은 의외로 소박했다. ‘마그나 컨퀘스트’라는 거대한 게임을 처음부터 만들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개발자는 처음에는 그저 “많은 유닛이 하나의 전장에서 동시에 싸우는 배틀 엔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틀 엔진을 개발해 공개하자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생각이 시작됐다. 단순한 기술 데모로 끝내는 대신, 이 엔진을 실제 게임으로 발전시켜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나의 실험에 가까웠던 프로젝트가 지금의 ‘마그나 컨퀘스트’로 발전했다.

개발자가 대규모 전투에 집착하게 된 배경에는 평소 좋아하던 게임들이 있었다. ‘토탈워(Total War)’, ‘코삭(Cossacks)’, ‘도미니언(Dominions)’ 시리즈의 팬인 그는 오래전부터 대규모 군대를 운용하고 국가 단위의 전략을 펼치는 게임을 좋아했다고 한다.

때문에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을 결정한 뒤에도 작은 규모의 전투보다는 “수많은 병력이 실제로 충돌하면서 전쟁의 규모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여기에 인디 게임으로서 다른 작품과 확실하게 차별화할 수 있는 ‘훅(hook)’이 필요하다는 판단까지 더해지면서 최대 10만 유닛이라는 압도적인 규모가 탄생했다.






“10만 명도 부족하다”…대규모 전투 위해 처음부터 다시 설계

그렇다면 이 엄청난 숫자의 병력을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 것일까.

‘마그나 컨퀘스트’의 전투는 일반적인 3D 모델이 아닌 2D 스프라이트를 기반으로 렌더링된다. 따라서 단순히 그래픽을 화면에 그리는 GPU 작업보다 수많은 유닛의 이동과 전투 판정, 인공지능(AI) 등을 처리하는 CPU 쪽의 부담이 훨씬 큰 구조다.

개발자는 처음부터 대규모 유닛 처리를 전제로 전투 시뮬레이션을 설계했다. 틱 기반 시뮬레이션 구조를 적용하고 CPU와 GPU 작업을 최대한 비동기화해 서로 처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을 줄였다. 대량의 유닛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주요 연산은 가능한 한 벡터화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결정적인 선택이 들어갔다. ‘마그나 컨퀘스트’의 전장은 일반적인 실수 좌표계가 아니라 정수 좌표 기반의 타일맵으로 구성된다.

유닛의 움직임 역시 이 그리드를 기준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이동 관련 연산을 정수 기반으로 구성할 수 있고, 유닛끼리 서로 충돌하는 상황을 계속 검사하고 반응을 계산하는 복잡한 충돌 처리도 필요하지 않다. 대규모 유닛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게임에서는 이 방식이 상당한 성능상의 이점을 제공한다.

개발자는 단독 전투만 놓고 보면 실제로 10만을 훌쩍 넘는 규모의 전투도 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전투 규모를 제한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마그나 컨퀘스트’가 캠페인과 전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전투 중에도 세계는 멈추지 않는다…“멀티플레이 때문에 시작했다”

여기에는 멀티플레이에 대한 개발자의 고민이 숨어 있다.
대규모 전략 게임을 친구나 가족과 함께 즐기고 싶어도, 다른 플레이어의 전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개발자는 자신 역시 친구나 가족과 게임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가능할 것 같아서 시작한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캠페인과 전투라는 두 개의 레이어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것 자체가 다른 전략 게임과 차별화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지금의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즉, 플레이어가 전장에서 군대를 지휘하는 동안에도 세계는 멈추지 않는다.

다른 국가들은 영토를 넓히고 경제를 발전시키며 외교 관계를 바꾼다. 플레이어가 전투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새로운 동맹이 만들어질 수도 있고, 대륙의 세력 구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플레이어에게 10만 명의 병사를 일일이 조작하도록 요구하지도 않는다.

‘마그나 컨퀘스트’에서는 기본적으로 모든 부대를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조작한다. 전투를 편하게 감상하고 싶은 플레이어라면 별도의 조작 없이 거대한 전투 자체를 지켜볼 수 있다. 반대로 보다 적극적인 플레이를 원하는 이용자는 기병대나 영웅 등 중요한 부대를 직접 조작해 전황을 바꿀 수 있다.

“모든 부대를 일일이 조작해야 하는 부담은 줄이면서도, 원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주겠다”​는 것이 개발자의 방향이다.





10만 대군보다 중요하게 본 것은 ‘외교’…AI 국가도 이해관계로 움직인다

게임의 핵심 차별화 요소로 꼽히는 것은 대규모 전투만이 아니다. 개발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스템은 오히려 깊이 있는 외교다.

각 국가는 서로에 대한 단기적·장기적 호감도와 신뢰도를 바탕으로 상대를 평가하고, 동시에 자신의 현재 상황에 따른 다양한 욕구를 가진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 동맹을 맺을 수도 있고, 특정 국가를 견제하기 위한 반국가 동맹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외교 시스템에는 ‘유로파 유니버설리스(Europa Universalis)’ 시리즈의 영향도 컸다. 단순히 외교 메뉴에서 수치를 올리고 내리는 것이 아니라, AI 국가들이 나름의 판단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행동하는 모습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영웅 역시 단순한 ‘강한 전투 캐릭터’로 끝나지 않는다.

각 영웅은 전투와 마법, 외교, 행정 등의 능력치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12개 클래스로 나뉜다. 클래스별 고유 스킬 트리를 통해 성장시키고 레벨이 오를수록 새로운 스킬과 특성을 해금할 수 있다.

특히 영웅은 전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영지에 배치해 생산량을 높일 수도 있고, 관계 개선이나 새로운 영웅 등용, 첩보와 같은 외교 임무에도 활용할 수 있다. 결국 한 명의 영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전투뿐 아니라 국가 운영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후반부의 지루함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도 준비되고 있다. 대전략 게임은 초반에는 영토를 넓히고 세력을 키우는 재미가 크지만, 어느 순간 압도적인 세력을 구축하면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

‘마그나 컨퀘스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호드의 침공과 네크로맨서의 봉기 같은 월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만들어진 세력 구도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를 던져 후반부에도 새로운 전략적 판단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넣을 수는 없었다.

1인 개발이라는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개발자는 종족의 다양성을 줄였다. 하이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지만 현재 플레이 가능한 종족은 인간으로 한정했다. 대신 왕국 운영과 외교, 영웅, 대규모 전투 등 게임의 핵심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



퇴근 후 홀로 만드는 대전략 게임…“혼자라서 이런 시도가 가능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혼자 만들고 있는 개발자의 하루는 어떨까.

개발자는 본업이 따로 있기 때문에 평일에는 주로 퇴근 후 개발을 진행하고, 주말에 비교적 긴 시간을 확보해 작업한다고 밝혔다. 대신 개발 시간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먼저 해야 할 작업과 목표를 정하고 개발 플랜을 세운 뒤, 한 번 정한 일정은 반드시 지키려고 한다.

물론 가장 큰 어려움은 결국 시간이다.

특히 전략 게임에서는 미묘한 수치 조정과 반복적인 플레이테스트를 통해 ‘아슬아슬한 밸런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혼자 개발하다 보니 충분한 테스트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재 가장 큰 고민이다.

그럼에도 정작 개발자 본인은 1인 개발을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며, 게임을 만드는 과정 자체는 즐겁다고 설명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프라모델을 조립하고 채색하는 과정을 즐기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개발자는 스스로에게 상당히 솔직한 질문을 던진다.




대규모 전투를 구현한다고 해서 게임이 재미있어지는 것은 아니고, 캠페인과 전투가 동시에 진행된다고 해서 반드시 재미있는 게임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있으며, 이런 시도 자체가 1인 개발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이 대목이 ‘마그나 컨퀘스트’라는 게임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시장성을 먼저 계산하고 안전한 장르와 시스템을 선택하기보다, 한 개발자가 직접 만들고 싶었던 대규모 전투 엔진에서 출발해 자신이 좋아하는 대전략 게임으로 확장해 나간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그 결과물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첫 공개 트레일러를 본 이용자가 상점 페이지로 이동해 위시리스트에 추가하는 것. 그것이 개발자가 가장 기대하는 반응이다. 특히 기존 게임에서 보기 어려웠던 엄청난 규모의 전투에서 이용자들이 ‘마그나 컨퀘스트’만의 매력을 발견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앞으로는 대규모 전투뿐 아니라 실제 캠페인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왕국 운영과 외교, 영웅 시스템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10만 대군을 움직이는 것에서 시작된 작은 배틀 엔진 실험은 이제 하나의 거대한 대전략 게임으로 성장하고 있다.

과연 한 명의 개발자가 자신의 퇴근 후 시간과 주말을 쪼개 만들어가는 ‘마그나 컨퀘스트’가 실제로 어떤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아직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혼자 만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만들 수 있었던 게임”​이라는 이 독특한 도전은 앞으로의 개발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지켜볼 만하다.






유진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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